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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알리고 싶은 이야기

세상에 속한 사람들 - 저 하늘과 산을 좀 보세요!

저는 어느 날 꿈을 통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하늘에서 수없이 많은 불덩어리가 쏟아져 산을 태우며 땅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모두 땅만 쳐다보며 그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불이 내려오는 하늘과 산을 좀 바라보라고 한없이 외쳐대는데도 사람들은 귀가 다 먹었는지 도무지 나의 소리에 관심들이 없는 듯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너무나 급박하고 절박하였으므로 저는 그들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타들어가는 듯하여 목놓아 더욱더 크게 소리 지르며 외치고 돌아다녔습니다.
"여러분들, 저 하늘과 저 산을 좀 보십시오!
하늘에서 불이 땅으로 쏟아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빨리 피하십시오! 피하셔야만 합니다!
피하지 않으면 다 죽습니다!"
목이 터져라 외쳐도 모두가 한결같이 자신들이 하던 일을 멈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땅 아래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웬만하면 소리지르는 쪽이 궁금해서라도 한 번쯤은 바라다 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는 사람이 거의 없어 마음이 답답하고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아무리 목놓아 외쳐도, 가슴을 치며 큰 소리로 불러도, 저 심판의 불을 피하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고 소리를 질러도 도무지 고개를 돌려 살길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답답하고 한없이 괴로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참으로 신기하고 놀랍기까지 했습니다.
'왜 저 사람들은 살길을 알려주어도 살려고 하기는커녕 관심조차 갖지 않는 것일까' 하며 의문을 제기하려는 순간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목은 위를 올려다보고 싶어도 고개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게 굳어져 있었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평생 동안을 땅만 쳐다보고 살아 결국 목이 굳고 몸이 굳어서 이제는 자신들 마음대로 움직일 수 조차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불쌍하고 보기조차 민망한 모습들이었습니다.
마치 목에 깁스를 한 것처럼 그들의 목은 이미 오래전에 굳어 있었습니다.
물론 꿈 속의 일이었고 상징적인 의미로 보여주신 일이었지만 그 무언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너무나 컸습니다.

-깨어라 징조를 보아라 중에서 30-32- 이현숙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