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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직업 찾기

(6) 참아라! 참아라! 참아라! - 호주에서 일자리 찾기

호주에서 직장을 옮기고 4~6개월 정도 되었을때 이야기 이다.
사장은 매일 아침 7시20분 정도면 회사에 출근을 했다. 보통 9시30분이면 잠자리에 들어가고 새벽 3시에 일어난다. 회식을 하다가도 9시정도가 되면 슬슬 마무리할까 하는 눈빛이었다.

사장은 사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그날 해야할 일들을 체크하고 매니져들에게 지시해야 할것은 1순위로 적어 놓는 타입이었다. 매사에 꼼꼼하고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하는 성격이었다. 사원이 인사를 안하면 그 사람은 발전가능성이 없는 사람으로 찍어 놓고 일을 잘하나 안하나 더 많이 체크한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2년정도 지나고 보니까 인사성이 사회생활에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하게 되었다. 인사를 안하는 세일즈맨이나 사원들은 아니나 다를까 실적도 좋지 않았다. 목이 꼿꼿한 것은 이미  배울려는 마음자세가 없는 사람들의 특징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 실력이 없는 사람일수록 목이 더 꼿꼿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내 사무실은 아래층에 사장의 사무실은 윗층에 있었다. 그당시 나는 로지스틱 겸 IT 매니져였다. 나는 매일 아침 웨어하우스를 둘러보며 내 사무실로 들어갔다.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체크할라 싶으면 사장이 호출을 했다. 나의 업무를 체크해 주고 또 해야할 일을 지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또 불러서 중간 보고를 하도록 했다. 
나는 그때 매니져 경력이 없었기 때문에 부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더구나 영어도 부족하니 몇몇 부하 직원들이 나를 잘 따라주지 않았다.

난 내가 성실히 일하면 부하직원들도 나를 따라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일이 잘 진행되는 것 같지 않으면 사장은 나를 사무실로 불러 매니져의 역할에 대해 몇번이나 교육을 시켜 주었다. 그당시 매번 쓴소리 많이 들었다.
사장이 해외출장을 2-3일 가는 날은 나에게 휴가나 다름 없었다. 때로는 마음 속으로 사장이 한달정도 출장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다. 쓴소리를 잔뜩 먹은 다음날은 출근하기가 정말 싫었다.

지금 생각하니 사장의 쓴소리는 나에게 아주 좋은 약이었다. 입사하자마자 사장은 나에게 물류를 관리하게 함으로써 회사가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는데 가장 빠른 코스를 가르쳐 주었고 훈련시켜 주었던 것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사장도 입사해서 처음에 물류를 관리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에 마케팅과 세일즈를 담당한뒤 남아프리카의 지사장이 되었고 7년동안 회사를 3배나 키워놓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아무곳이나 선택하라고 해서 호주를 지망한것이 알고보니 경영 최악의 상태였던 것이다.

하여간 입사해서 6개월은 배우고 혼나고 부딪치고 하느라 정신 없이 지나갔다. 지금 생각해도 참기를 참 잘했다. 다음글에 부딪친 얘기를 하겠지만, 그만두고 싶은 때가 여러번 있었다. 
직장생활 하신분들은 이해를 하실 것이다. 어느 누구나 직장 생활에서 힘든시기는 있는 것 같다.
직장을 옮겨도 항상 도깨비같은 사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도깨비 같지만 지내보면 그사람이 진짜 도깨비인지 아니면 나를 훈련시키기위해 잠시 도깨비탈을 쓴 것인지는 알게 될 것이다.

 직장에서 처음 6개월을 참으면 그 다음은 훨씬 수월해진다. 1년을 버티고 나면 하고있는 일에 자신감이 붙고 요령도 생긴다. 2년을 버티면 어느 정도 경력이 생기고 신입사원을 조금 훈련시킬 수 있게 된다. 3년 이상을 버티면 자기가 하는 분야에 노련해진다. 그래서 한 분야에서 3년 이상을 해야 진짜 경력사원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