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주에서 직업 찾기

(11) 실적을 구체화하라 - 호주 직장에서 연봉협상하기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2년정도 되었을때 이야기 이다.
시스템도 업그레이드 했고, 회계부서도 잘 이끌어가고 있었다. 또한 총무업무도 그런대로 잘 감당하고 있었다.

회계부서는 출금담당자나 입금담당자중 어느 한명이 한달이상 휴가를 떠나도 추가 인건비 발생없이 감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었다. 또한 각부서의 각종 데이터 작업은 거의 자동화되게 하여서 내가 없이도 불편없이 레포트나 데이터를 뽑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가 내일거리를 없애면 내목을 조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단순 반복 기계적인 일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싫어 하는 편이다. 기계가 할수 있는 것은 기계에게 맡기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창조적인 것이나 새로운 것 혹은 기능향상에 시간을 쏟는것을 선호한다. 
머리는 좀 아플지 모르지만 그게 더 재미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람마다 다르다.


연봉협상에 대해 어느정도 마음에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생각보다 일찍 사장이 먼저 임금인상 이야기를 꺼냈다. 나를 부르더니 사원은 몇% 인상 매니져는 몇% 인상을 할예정이라고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
너무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서 예스라고 대답을 했는데 내 사무실로 돌아와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까 좀 억울했다.
그동안 내가 이 회사에 공헌한것이 적지 않은데 판에 박힌 임금인상 이라니!!.

평상시 사장이 나에게 잘해준 것은 알지만 실질적인 평가는 임금인상때 나타나는 것 아닌가. 사장도 내가 공헌한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만 눈에 띄게 올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통례적인 핑계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지난 1년동안 실적을 낸것을 모두 돈으로 환산을 했다. 매년 얼마를 절약하는지 수치로 환산을 해서 정리하였다. 내가 일을 담당한 이후로 적어도 매년 8만불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약 10만불(한화 1억) 정도를 절약하고 있다.  그리고 향상된 업무를 조목조목 함께 적어서 퇴근하기 직전에 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집으로 향했다. 

이메일을 보내고 나서 그래도 좀 걱정은 됐다. 내가 사장의 마음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 그동안 많이 가르쳐 주고 잘 해주었는데, 또 회계부서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회사가 여유가 많지 않은 것을 알고도 나만 욕심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다음날 아침 사장은 내가 출근하자마자 자기 사무실로 나를 불렀다.
사장님왈 자네가 우리회사에 공헌한 것은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가 요구한 금액은 회사 사정상 곤란하네. 대신 이렇게하면 어떤가? 하고 협상을 시작했다. 
얼마동안 이야기를 나눈뒤 서로 한발씩 양보했다. 나도 이분 밑에서 더 배우고 싶었고, 사장도 내가 필요했다.
사장은 그후로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여러가지 혜택을 주었다. 

사실 나를 신바람나게 일하게 했던 것은 그 혜택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나를 인정해 주고 늘 격려해 주고 성장하도록 배려를 해주었다는 점이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사장은 그것을 실행하고 있었다. 

회사에서 일을 할때 일년후 다가올 나의 미래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떠올리면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습관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은 나중에 연봉협상시 좋은 재료가 될 것이다.